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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P 7~ 완결 10년후 지금의 나에게.

by 퓔립 2025. 4. 8.

EP07. 삶은 간신히, 그러나 분명히 계속되었다

그 후로 나는 일했다.
기계, 설비, 도면, 철근, 배관…
익숙한 일을 하며 생계를 붙들었고
월세방을 벗어나 반지하로,
반지하에서 원룸으로,
원룸에서 작은 투룸으로 옮겨갔다.

모든 건 빠르게 변하지 않았다.
아직도 가끔은 두려움이 밀려왔고
무력감이 덮치기도 했지만
그럴 때마다 나는 산책을 했다.
그게 내가 배운, 나를 구하는 방법이었다.



EP08. 10년 후, 나는

그리고 지금.
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,
나는 34평짜리 자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.
버젓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,
귀엽고 야무진 딸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다.
함께 웃기도, 싸우기도, 고민하기도 하는
내 아내와 유부남으로 살고 있다.

10년 전 그 방바닥에 엎어져 고량주에 절어 있던 내가
지금의 나를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.

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?

“야, 너 이만하면 진짜 잘 버텼다.”
“그리고… 고맙다. 안 죽어줘서.”



[완결]

이 이야기는 끝났지만,
어제보다 조금 더 괜찮은 내가 되려고 발버둥친다.
삶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
나는 이제,
나를 버리는 대신 나를 데리고 간다.
그리고 그걸… 어른이라 부르기로 했다.”